거식이 가능했던 이유 <글쓴이-이정현>

다이어트를 처음 시작할때는 배가 고픈데 참습니다.
배고픔을 참는 일은 생각보다 굉장히 어려운 일인데 말입니다.

그런데, 참고 참아서 어느 정도 체중이 빠지고 나면
의외로 배고픔이 느껴지지 않고,
적게 먹은 것 치고는 기운도 나서 신나게 여기저기 돌아다닐 수 있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드디어 경지에 오른 것일까요?

아닙니다.
인간은 동물이고, 동물은 살기위한 강력한 시스템으로 움직입니다.
오랜기간 동안 에너지를 제공받지 못한 뇌는 인간의 다이어트를 위기 상황으로 간파합니다.
동물에게 오랜기간 굶는 것 이상 위험은 없을테니까요.

뇌는 위기 상황을 견디어내기 위해 아드레날린을 분비합니다.
아드레날린은 한동안 배고픔을 견디게 해주고 마지막 사력을 다해 사냥을 할 수 있는 힘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이 순간에도 음식을 먹지 않는다면 아드레날린 마저 소진되고 맙니다.
그래서, 어느 순간부터는 급격히 무기력해지고 신체의 모든 기능이 저하되기 시작합니다.

다이어트 하다가 탄력이 붙는다고 생각될때,
그때가 바로, 뇌 입장에서는 위기 구조 시스템을 가동시키는 순간이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한동안 거식이 가능했던 이유이고,
거식이 마냥 지속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