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병이 완치가 되나요?

회복에 걸리는 시간은 다양합니다. 평균 70~80%환자의 경우 치료가 되며 그 30% 정도는 첫해에, 31%정도는 1~5년 내에, 나머지 16%는 6~15년에 걸쳐 회복이 된다고 합니다.

짧은 시간에 회복되는 환자도 있지만 회복의 과정은 대체로 환자의 삶과 성장과정을 통해 점진적으로 일어나고 up&down을 반복하며, 다양한 영역(행동적, 감정적, 관계적, 사고와 가치의 측면 등)의 변화를 통해 좋아지므로 실망하고 포기하지 않는 마음과 자세가 중요합니다.

 

거식증의 경우 정상체중으로 돌아오면 낫는 게 아닌가요?

저체중의 환자의 경우 체중이 증가해야 신체적 안정이 올 뿐만 아니라 감정적, 인지적 능력이 회복되는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체중 증가 자체가 식이장애 회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일시적인 체중 변화가 왔다고 하여 환자의 내면의 변화까지 온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환자를 둘러싼 어려움들이 충분히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찍 폭죽을 터뜨리고 기뻐할 경우, 환자의 체중이 허무하리만큼 급속히 다시 감소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약을 계속 먹어도 되나요?

약물치료는 6개월 이상 지속되어야 치료 효과를 유지하고 재발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증상이 심하거나 우울증이 동반되는 경우 최소한 1년 이상의 약물치료 기간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복용 기간이 길다 보니, 환자와 가족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의존성과 부작용입니다. 그러나 식이장애의 주 치료제로 사용되는 약들의 경우, 수십 년간 수많은 연구를 통해 장기적으로 사용해도 안전하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또한, 복용 후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2-3주 정도 걸리기 때문에 의존성이 생기지 않습니다.

 

회복에 있어 결국 가장 중요한 건 본인의 낫겠다는 의지가 아닌가요?

가장 흔한 질문이면서도 가장 위험한 생각입니다. 환자들이 듣기 싫어하는, 반감을 가장 많이 느끼는 부모님의 말씀 중에 하나가 “의지가 부족해서……”입니다. 절대 의지의 문제가 아닙니다. 식이장애는 뇌기능의 문제의 동시에 조절력의 문제, 문제해결 능력의 문제이며 가족 전체의 문제이기 때문에 환자 개인의 의지만으로 나을 수 없습니다. 이런 부모님의 오해는 자존감을 상실한 자녀에게 ‘노력도 안하고 의지도 없는 너는 못나고 나약한 사람이야’라는 부정적인 뜻으로 들릴 수 있습니다.

 

병이 생기기 전에는 우리 집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 화목했으며,
우리 아이는 독립적이고 완벽했는데 이 병이 딸을 전혀 다른 사람으로 만들었어요.

식이장애를 겪는 환자들의 가장 흔한 공통점이 완벽주의입니다. 예민하고 인정받기 위해 지나치게 자신을 억압하고, 외적인 성취에 초점을 맞추어 지냈던 병 이전의 시기를 보면 누가 봐도 완벽한 딸이었을지 모릅니다. 그런 과정에서 얼마나 스스로 지치고 괴롭고 힘들고 불안했을지 이해하는 게 중요합니다. 완벽한 사람은 없으며 완벽할 필요가 없어야 합니다. 그 때로 돌아가라는 건 환자에게 계속 가혹하게 살아가라는 명령으로 들릴 수 있습니다.

 

아이가 갑자기 병원을 안가겠다고 합니다. 억지로 보내야하나요?

초기에 치료에 대한 환자의 양가감정과 거부적 태도, 저항은 흔하게 나타나며, 이를 인정하고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환자가 치료를 거부하는 것은 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부족이나 부모님의 기대에 대한 부담 때문일 수도 있고, 부모님과의 불화, 상담이나 과제 수행에 대한 부담, 또는 증상에 대한 수치심 다양한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환자가 치료를 거부할 때, 억지로 병원에 보내기보다는 치료진과 상의하여 다른 방법을 시도해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보호자가 대신 내원하여 환자를 돕는 방법에 대해 상의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