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식이장애를 너무 몰라요 <글쓴이-이정현>

“엄마는 식이장애를 너무 몰라요.
제가 이렇게 몇 년을 고생하고 있는데, 어떻게 그렇게 모를 수가 있죠?
저한테 관심이 있다면, 책이라도 찾아봐야 하는 거 아니예요?”

A양의 마음은 알겠습니다.
식이장애로 지치고, 치료 과정도 버거운데
엄마가 좀 알아주시기라고 한다면, 한결 힘이 되겠지요.

하지만, 엄마가 전혀 딴 소리를 하실 때
A양이 느낄 맥빠짐, 무리력감 그리고 포기하고 싶다는 마음까지… 충분히 이해됩니다.
게다가 저도 A양의 어머니께 수차례 교육을 해드렸습니다만,
유난히 A 양 어머니께서는 당신만의 생각을 바꾸기 어려워하시는 성격이라, 정말 어렵긴 하더라구요.

저는 A양에게
“어떤 마음인지 알겠는데요. 솔직히 식이장애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는 건 전문가에게도 어려운 일이예요. 식이장애는 책으로는 도저히 파악할 수 없는 부분이 있거든요. 그래서 정신과 전문의조차도 식이장애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A양도 전에, 다른 정신과에 가봤다가 실망했다고 하지 않으셨어요? 저도 솔직하게 고백하건데, 식이장애 전문병원에서 일하기 시작한지 2년 정도 지나서야 비로소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어요. 그러니 어머니들께서 제대로 이해 못하고 계신 게,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일지도 몰라요.”
라고 말씀드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여러분들께서는
남들은커녕, 내 엄마에게 조차도 온전히 이해받기 어려운 질병과 싸우고 계신 게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