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식, 그게 그렇게 안 참아지는 이유 <글쓴이-이정현>

OO 이의 어머니가 늘 OO 에게 하시는 말씀
“그게 그렇게 안 참아지니?”

OO 는 폭식이 그게 그렇게 안 참아지는 이유를
자기 자신도 도저히 모르겠다며
낙담하는 표정을 지었다.

나는 어머니를 상담실로 들어오시게 해서
다음과 같이 말씀드렸다.
“폭식이 참아졌으면 참았겠지요. 누구보다 살찔까봐 두려워 하는 아이인데요”

OO 이는 최근 2년간 다이어트를 통해서 16Kg 를 감량했다.
2년간 얼마나 먹고 싶은 음식을 참았을까.
OO 이의 몸은 얼마나 영양부족에 시달렸을까.

그러니 이제, 참다 참다 못한 뇌(식이중추)가 나설 수밖에.
하루 종일 음식 생각이 나도록 해서 먹지 않고서는 못 버티게 만들고,
적지 않게 먹었는데도 그걸로는 턱도 없이 부족하다고 느껴서 더 먹게 만들고 있는 거다.
주인이 굶어죽기 일보직전이었으니까.

그러므로 폭식은, 어쩌면 살기 위한 자연의 노력이다.
이런 자연의 흐름에 역행하려고 하니, 그게 그렇게 안 참아질 수 밖에.

먹어도 먹어도 또 먹고 싶어지는 것은
회복을 위해 필연적인 과정이기 때문에
개인의 의지부족 현상이 절대 아니다.
오히려 음식에 대한 욕구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그동안 고생했던 몸에게 좋은 영양소를 주어야 한다.
불쌍한 나의 몸에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