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들의 심리학 <글쓴이-이정현>
레이첼 시먼스 지음/ 양철북
소녀들의 은밀한 공격문화! 바로 침묵이다.
친했던 여자 친구가 어느 날 갑자기 나에게 말을 걸지 않았던 경험, 다른 친구들과는 수다를 떨면서 나를 쳐다보지 않아 신경 쓰였던 경험, 내가 그 친구에게 뭔가 잘못했는지를 생각해봐야만 했던 경험, 너무나 미묘한 느낌이라서 친구에게 확인해보지도 못하고 혼자서 속을 끓였던 경험, 이런 경험을 해보지 않은 여자가 과연 있을까?
식이장애로 치료를 받으러 오는 여자 청소년들도 대부분 이러한 경험에 고통받고 있으며, 이로인해 거식이나 폭식이 심해지는 양상을 보이곤 한다.
흔히 남자들에게만 공격성이 있다고 생각해왔다. 소년들이 치고 받고 싸우는 일은 그 나이때는 그럴 수 있다고 여겨져 왔다. 하지만, 여자와 소녀들에게는 공격성이 없을까? 소녀들 또한 인간이기에 경쟁샘, 질투, 분노를 포함한 공격성을 가지고 있다. 여자는 착해야 하고 쉽게 욕망이나 욕구를 드러내서는 안된다고 배웠기에 분출구를 잃은 소녀들의 분노는 가까운 친구들을 은밀하게 공격하는 형태로 왜곡되어 나타난다. 갑작스러운 침묵, 뒤에서 은근히 욕하기, 따돌리기 등으로 말이다. 소년들의 몸에 남는 상처보다, 소녀들의 마음에 남는 상처는 더 깊고 더 오래간다.
친구의 갑작스러운 침묵에 상처받은 경험이 있었던 여성이라면, 이 책이 큰 위안이 될거라고 생각한다. 그것은 나의 잘못이 아니었던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너무나 친한친구에게 받았던 상처이기에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었던 고통에 대한 치유의 기회를 가져보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