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밖으로 나온 공주


마샤 그래드 지음, 김연수 역 (뜨인돌출판사)

“어제 살았던 방식이 오늘의 삶을 결정하는 거야.
하지만 내일의 삶은 바로 오늘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달렸어.
매일 매일이 새로운 기회가 되는 거야.“
(본문 중에서)

“동화 밖으로 나온 공주”는 한 공주님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녀는 어려서부터 예쁜 동화를 통해 왕자로부터 사랑받는 법만을 배웠다. 그래서 그녀의 마음속엔 자신에 대한 긍지나 자부심이 없었고, 정해진 틀에 맞게 생각하고 살지 못하는 자신을 자책하곤 했다. 이런 공주 앞에 이상적인 왕자가 나타났고 동화 같은 결혼까지 했지만 결혼 생활은 자꾸 삐걱거리게 된다. 필생의 꿈이요 소망이었던 결혼이 파탄에 이르자 공주는 결심하게 된다. 동화 밖으로 떠나자고.
공주는 길을 떠나 그 동안 살아온 삶을 되돌아보고, 많은 것을 깨닫게 된다. 공주의 깨달음 중 하나는, 자신의 삶의 행복을 구성하는 요소에는 다양한 것들이 있으며, 왕자와의 만남은 그 많은 요소 중에 일부라는 사실이었다.

‘타인 속의 나’에서 벗어나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공주의 험난하지만 아름다운 여정은 자신의 삶을 외부의 시선과 기준에만 맞춰 살아온 내담자가 자신의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진짜 자아를 찾아나가는 우리의 치료과정과 매우 닮아있다. 우리도 길고 험난한 치료의 끝에 서 있을 땐, 이 책의 공주처럼 내면의 나를 이해하고 내 존재 자체만으로도 완전함과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
어렵고 복잡한 심리학책에 지쳐있을 때, 누군가로부터 용기를 얻고 싶을 때 그리고 무엇보다 ‘진실’을 찾기 위한 여행길에 오르고 싶을 때, 이 책을 읽어보길 추천한다. 가볍고 쉽게 읽히는 동화적 서술이지만, 울림이 꽤 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