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부모의 시작은 자기 치유다
비벌리 앤젤 지음 (책으로 여는 세상)
“자존감이 낮은 아이의 경우도 엄마가 의도적으로 아이의 자존감을 낮게 만든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도 전형적으로, 자존감이 낮은 아이들을 보면 엄마도 자존감이 낮은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자존감이 낮은 엄마들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아이의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방식으로 아이를 키운다는 것을 뜻합니다.” (본문 26pg)
부모에게 자녀가 식이장애를 앓고 있다는 것은 그 사실부터가 상처가 되는 것 같습니다.
아이의 병이 나의 부족함 때문이 아닐까 생각하다가도, 남부럽지 않게 최선을 다해 키워왔다고 생각했는데 좀 억울하기도 합니다.
식이장애는 결코 100% 부모탓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식이장애치료에 있어서 가족치료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자아존중감’은 어린 시절부터 형성되는 것이고, 이러한 어린 시절은 부모의 영향이 결정적이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에 어떤 부모가 자신의 자녀에게 일부러 ‘낮은 자아존중감’을 형성하도록 양육하겠습니까. ‘의도치 않게’라는 표현이 더 적절한 것이 그래서입니다. 많은 부모가 자신이 어렸을 때 자신의 부모가 자신에게 했던 방식을 자신의 아이에게 그대로 되풀이 하는데, 안타깝게도 그것이 아이에게 해로울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합니다.
부모상담을 하는 도중, 어떤 어머니가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예전에는 쟤는 왜 그럴까,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저를 돌아보면서 저의 상처가 보이니까 그제서야 아이의 상처가 보이더라구요.”
<좋은 부모의 시작은 자기치유다>는 사실, 식이장애 자녀를 둔 어떤 어머니께서 먼저 읽고 저희에게 추천해 주신 것입니다. 이 책은 부모의 상처를 돌아보고, 부모님 안의 상처 입은 어린아이를 치유하는 것까지 총 4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고, 각 장이 끝날 때마다 스스로 작업해 볼 수 있는 과제까지 제시하고 있어 실질적으로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식이장애를 가진 자녀와 고된 여정을 함께 하는 부모님들이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상처를 돌아보고, 자녀의 상처까지 어루만질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