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지 못한 삶에 대한 영원한 찬미 – 날씬했다면 달라졌을까 <글쓴이 – 송윤주>

의외로 우리가 살면서 생각하는 내용의 상당 부분은
실제 우리가 살고 있지 않은 삶에 대한 것들입니다.

내가 연예인처럼 예쁜 외모를 가졌다면?
내가 날씬했다면?
내가 머리가 좋았다면?
내가 부잣집에 태어났다면?
우리 부모님이 다른 사람들이었다면?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들, 원하지만 살 수 없는 삶은 결코 우리 머릿속을 떠나지 않습니다.
정신분석가 Adam Philips는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현재 ‘살고 있는 삶’과 ‘실제 일어나지는 않지만 우리가 바라는 삶’
영원히 평행하는 두 축의 삶을 동시에 살아가고 있다고 표현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하지 못했던 경험, 갖지 못한 것들과 사람들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끊임없이 그것들을 갈망합니다.
그리고 그 삶이 이루어지지 않은 이유를 찾는 데에
우리의 실제 삶의 상당 부분을 소모하기도 합니다.
그럴 때 우리의 삶은,
우리가 살아보지 못한 삶에 대한 끊임없는 떼쓰기, 혹은 끝없이 이어지는 애도가 되기도 합니다.

만일 지금 삶에 무엇인가가 없기 때문에 한없이 비참하고 불행하게 느껴진다면,
현재 삶이 ‘실제의 삶’이 아니라 ‘살아보지 못한 삶’에 대한 끝없는 찬미로 가득 차 있을지도 모릅니다.
갖지 못한 것들을 강렬하게 원하고 갈망할 때,
우리에게 실제로 가능한 것들, 그리고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은
우리 시야에서 한없이 희미해져 버리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