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되기에 너무 늦었나요? <글쓴이-이정현>

“제가 심각한가요?”
“우리 애를 너무 늦게 데려왔나요?”
“오래됐어요. 치료되기에 너무 늦었나요?”

제가 종종 받는 질문입니다.

암은 일찍 발견될수록 치료가 잘 된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식이장애는 좀 다릅니다.

식이장애 초기에
가족이나 친구중 누군가가 치료를 권했다면
과연 그 조언이 들렸을까요?
오히려 그들과의 대화를 단절했을 가능성이 더 높았을 겁니다.

식이장애의 초기에는
개인이 느끼는 장점이 꽤 있는 게 사실입니다.
체중 감량의 성취감, 다른 사람들의 관심어린 시선들 등등.
이 시기에는 ‘지금이 딱 좋은데, 왜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거야’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지요.

시간이 흘러,
식이장애가 나의 인간관계에, 학업생활에, 사회생활에까지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을 때
그 때 비로소 식이장애로부터 벗어나야겠다는 마음 속 깊은 곳의 결심이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너무 늦지 않았습니다.
때가 왔을 뿐이지요.

식이장애가 나의 인간관계에, 학업생활에, 사회생활에까지
영향을 주었는데, 늦지 않았다는 게 말이 되냐구요?

상심했었고, 고통받았었기에,
치료 후에 찾아오는 자연스러운 삶, 있는 모습 그대로의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에 대한
깨달음이 더 커질수 있었으리라 확신합니다.

절대 늦지 않았습니다.